소제동 아트벨트
관사아트 2020: 공존
Gwansa Art 2020: Coexistence
본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작품 <공존>은 디지털 환경 속 재구성된 공간으로 관람객을 안내하고 현실과 가상세계의 관계를 다시금 묻게 한다. 작품은 자아와 타자와의 관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관계성에 주목하는데 이는 시공간에 대한 공존임과 동시에 관계에 대한 공존임을 시사한다. 관람객은 전시공간에 들어서면서부터 1940년대, 1980년대, 그리고 현재로 이루어진 총 3개의 시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각각의 시공간 속 존재하는 인물 개체들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다른 시공간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성격을 띠는 작품 속에서 관람객은 수동적 형태의 관람방식을 넘어 3개의 시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 관람객의 움직임을 담은 모션 데이터가 축척됨에 따라 또 다른 차원의 시간성이 부여되는데 이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공존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생성한다.
작가는 전작 <사회의 형성>에서 관람객의 동작을 학습한 뒤 실시간으로 아바타를 만들어 관람객이 가상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 존재하도록 설계함으로써 디지털 공간 속 실제 군중 속에 있는 것과 같은 체험을 제안했다. 한 번에 한 사람의 동작만을 입력받을 수 있는 기기를 통해 타인과의 동시적 소통의 가능성은 배제되었고, 이러한 제한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가상사회는 현대기술의 모순과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VR(가상현실) 작품은 줄곧 한정된 기기 안에서만 또 다른 가상의 세계를 제안해왔다. <공존>이 이와 달리하는 지점은 지극히 오픈된 공간에서 몰입적 가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물리적인 시공간을 넘어 가상 혹은 현실로 구축된 각각의 세계 안에서 관람객이 어떻게 반응하고 가상의 척도 아래 예술과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잘 보여준다. 작가는 이렇듯 전시공간 안에서의 물리적인 이동을 토대로 시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공간 안에서 존재하는 하나의 개체(Digital Being)로서의 역할에 주목한다.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에 깊이 침투해 있는 우리의 삶의 한 편은 어쩌면 이미 충분히 가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에서 하나의 주체로서 받는 이질적인 느낌 또한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 맞닿아 있을 것이다. 반성훈 작가가 제안하는 상호작용성은 단순히 작품의 매체적 성격으로부터만 오는 것이 아닌, 디지털 세계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관계 맺기에 대한 질문이다.
— 이보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 전시기간:
- 2020년 2월 10일 – 2020년 5월 10일
- 관람시간:
- 월 – 일 11:00 – 21:00
- 전시장소:
- 관사16호 (대전 동구 수향길 19)
- 주최·주관:
- CNCITY마음에너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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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관사아트 2020: 공존 | 아티스트 인터뷰 | 반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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